안녕하세요, <JOAGG 좋아지지> 편집장 도도피치입니다.


안녕하세요, <JOAGG 좋아지지> 편집장 도도피치입니다.


도도피치 

본명 허은선. 인천에서 태어나, 부천에서 2x년째 살고 있다. 활동명 도도피치 桃桃PEACH는 부천을 대표하는 과일 복숭아에서 따왔다. 경기도 관광기념품을 제작, 전세계로 수출하는 게 꿈. 휴대폰 번호 뒷자리는 부천의 위도 37.49에서 따왔다.




다음은 지난 2020년 가을, 좋아지지 팀원과 나눈 문답입니다 :-) 

제게 질문을 던진 팀원은 서울 구로구에 살고, 경기 안성에서 공부했어요.


경기도를 널리 알리러, 출발!


부천 복숭아 드셔보셨나요.


아뇨, 아마 못 먹어봤을 거예요. 못 먹어봤다- 고 확답은 못하겠는게 실제론 어디선가 먹었지만 기억을 못하는 걸 수도 있어서요.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또 아버지로부터 부천 복숭아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더 정확히는 소사 복숭아밭. 3대째 인천 부평과 경기 부천, 이쪽에 살고 있거든요.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 10살에 부천으로 이사왔어요. 제가 처음 만난 부천은 온통 아파트뿐인 도시, 이게 부천의 첫인상이었어요. 그런데 가족 식사때 복숭아밭 이야기가 종종 나올 때마다, 복숭아밭은 도대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던 걸까 궁금하더라구요. 소사 복숭아밭이 정말 예뻤대요. 복숭아는 예쁜 과일이니까, 복숭아밭도 예쁘겠거니, 저로서는 그렇게 상상할 수밖에 없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이제 제가 저만의 복숭아밭을 만들고 싶어졌어요. 반드시 복숭아가 심어진 땅, 이 아니어도, 부천 사람으로서, 경기도 사람으로서 의미있는 뭔가를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든 거죠. 그 의미있는 무언가가 복숭아밭인 거고요.  제 활동명 도도피치는 복숭아를 생각하며 지었는데, 나름 잘 지었다고 생각해요. (웃음)


보통 서울로 이사 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목표인데요. 계속 부천에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반대로 묻고 싶어요. 당신은 왜 서울에 있나요. 당신은 왜 인천에 있나요. 당신은 왜 부산에 있나요.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경기도에 사는 사람에게 "왜 경기도에 살아요?"란 질문을 던지는 건 어색하지 않게 느껴져요. 실제 경기도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자주 받기도 하고요. 하지만 서울 거주민에게 "왜 서울에 살아요?"라고 묻는 건 많이 보지 못했어요. 타지에 가족을 두고 서울에 홀로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엔 말이죠.


왜 그럴까요. 경기도는, 부천은, 그냥 제 집입니다. 3대째 삶의 터전이 이곳이고요. 그뿐이에요 :)


부천의 대중적인 명소 한 곳을 소개해주세요.


지금은 부천에 구가 없지만, 예전엔 원미구, 소사구, 오정구 이렇게 세 개의 구가 있었어요. 저는 원미구에서만 오래 살아서, 소사구나 오정구 지리는 잘 모른답니다. 오정구 소재의 회사를 잠깐 다니긴 했지만, 그마저도 주로 서울에서 외근을 하는 바람에 오정구 지리는 잘 몰라요. 이것도 웃기죠. 부천에 오래 살았는데, 서울 명소는 알면서 부천 같은 도시 안에 다른 구는 지리도 모른다니.


음, 중동 먹자골목 시계탑? 신중동 부근 사람들은 아마 다 알 거예요. 엑소 백현님이 언급한 적도 있는지, 엑소 팬분들께서 '덕후투어'를 도시며 이 시계탑도 들르시더라구요.


나만 알고 있는 부천의 명소가 있다면. 또 부천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너무 복작복작한 곳도, 너무 한적한 곳도 안 좋아해요. 적당히 붐비는 곳을 좋아하는데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도시가 한국에선 부천 같아요. 적당히 활기차고, 심심하지 않고. 


또 부천시청 근처를 참 좋아하는데요. 시외버스터미널도 있고, 지하철역도 있고, 대형마트, 백화점, 은행, 병원, 우체국, 먹자골목, 공원, 관공서, 영화관 등 없는 게 없어서 정말 좋아합니다! 그리고 역곡역 스마트도서관, 송내역 와플, 중동의 디저트카페 '인더시즌 IN THE SEASON'을 추천합니다. 역곡역 스마트도서관은 도서관까지 가지 않아도 기계에서 책을 간편하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서 좋고요. 송내역 와플은 알고 보니 전국구 스타더라고요. 다른 지역 사람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게시물에서 종종 봤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네, 그정도로 맛있습니다 :) 그리고 인더시즌은 날마다 좋은 재료로 신선한 디저트를 만드는 곳인데요. 커피와 디저트 둘 다 맛있고, 가격도 착해요. 무엇보다도 사장님 자매분들이 너무 친절해서, 갈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경기도는 하나로 묶기엔 너무 방대한 것 같은데요. 경기도 각 시·군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키워드를 꼽자면.


다.양.성. 정말 방대한만큼 다양합니다. 단적인 예로, '오늘 서울 날씨 어때?'라곤 물을 수 있지만 '오늘 경기 날씨 어때?'라고는 묻기 어렵죠. 경기도는 북부와 남부의 날씨가 다를 때가 많아요. 북부보다 남부가 덜 추운 날도 있고, 북부엔 비가 오는데 남부엔 비가 안 오기도 하고요. 동부와 서부의 감성도 다른 것 같습니다. 아마 학교에선 경기 동쪽엔 산지가, 서쪽엔 평야가 많다고 배운다고 해요. 실제로 동쪽은 좀 한적하고, 서쪽은 좀 복작복작한 느낌입니다. 


부천 이외에도 마음에 드는 경기도의 도시가 있다면.


연천에 병배라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병 안에 배가 있대요. 처음에 봤을 땐 신기하네 - 하고 넘어갔는데, 다음날 생각해보니 병에 배를 어떻게 넣었는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병이 입구가 좁거든요.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배가 아직 작을 때, 배에 병을 씌워서 키운대요.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이죠? 이렇게 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시인 연천에 자꾸 관심이 가요. 기회가 되면 연천에 살면서 병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히 보고 싶어요. 더 정확히는, 병 안에서 배가 자라는 모습을.


서울로 올 생각은 없나요. 


저는 통학과 출근 때문에 서울 강서구, 구로구, 강북구, 관악구, 서대문구, 성북구, 중랑구, 동작구 등에 살아봤어요. 이사를 하도 자주 다녀서 '서울시장 출마하려고 지역구 체험 중이냐'는 재미없는 농담도 들어봤어요. 서울에 대한 특별한 인상은 없어요. 뭐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아, 근데 그런 건 있었어요. 대학교 때부터 전공도 그렇고, 회사 다니면서 하는 일도 그렇고, 다양한 국가를 돌아다니며 외국인을 상대할 일이 많았는데요. 어느 도시에서 왔냐는 질문에 서울-이라고 대답하면 편하긴 하더라고요. 추가 질문이 없어요. 그런데 경기도로 돌아오고 나서는 부연 설명을 좀 해야해요. 경기도도, 부천도, 외국인들에겐 낯선 곳이니까요. 


경기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보고 싶다, 는 생각을 이때부터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자연스레 외국의 유명 도시가 아닌 주변 도시들에 눈길이 가고, 발걸음이 닿았어요. 대만 타이베이 공항에 내려 타이베이시를 안 둘러보고 그 옆 신베이시를 가본다거나, 일본 사가 공항에서 곧바로 우레시노시, 다카오시로 향하곤 했죠. 사가시가 아닌. 마찬가지로 외국인들도 김포공항,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이 아닌 경기도를 둘러보면 좋겠다 - 이런 꿈이 있어요. 경기도도 매력있어요, 정말.


정말 경기도민은 인생의 20%를 대중교통에서 보내나요.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여기 이어서 해볼까 해요. 서울에 살면서 느꼈던 생각 중 하나가, 약속장소에 30분 이내로 도착하면 내가 이래도 되나 싶고, 어디로 더 이동해야 하는 거 아닌가 불안하고, 그렇더라고요. 왜냐면 저는 경기도에 살면서 어딘가에 이동할 때 편도 기본 1시간30분을 잡고 스케줄을 짜는 게 익숙해서요. 약속 장소에 이동시간 70분 이내로 도착해본 적이 내 인생에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 저는 서울 사람을 만나러 평생을 서울로만 갔지, 서울 사람이 저 만나러 경기도 온 적은 거의 없어요. 경기도 사람 90분이랑 서울 사람 90분이랑, 시간의 가치가 다른 건 아니잖아요. 이런 상황이 솔직히 유쾌하진 않죠. 내 인간 관계가 거대 도시의 패권에 굴복한 채 짜여지는 느낌.


그리고 저는 부천시와 서울시의 경계를 넘을 때마다 피로함을 느껴요.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하고, 서울에서 부천으로 퇴근하는 매 순간 피곤했어요. 나는 왜 경계에 민감할까. 


저는 제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지 몰라서. 제 인생의 몇 퍼센트를 대중교통에서 보낼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 되도록 피곤한 움직임을 줄이고 싶어요. 


(주)좋아지지를 만든 이유를 알려주세요.


거창한 건 없어요. 제가 사는 경기도가 좋아서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곳을 경제적 논리로만 평가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특히 기성 언론의 보도. 경기도를 마치 서울의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처럼 묘사하는데,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서울의 집값이 경기도의 그것보다 높은 것은 아마 팩트겠죠. 서울에 살고 싶지만 경제적 이유로 경기도에 사는 사람도 분명 있고요. 하지만 모든 사람의 거주지가 경제적 이유로만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을 '경제적 패배자'가 모여 사는 지역으로 보는 시각은 너무 좁고, 단순해요. 


좋아지지는 경기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사실 더 크게 보면 지역과 상관 없이 자신이 현재 사는 곳을 사랑하는 전세계 모든 이를 위한 곳이에요. 국내외 다른 도시의 모임, 단체와도 활발히 교류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JOAGG 좋아지지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